필자는 미국에서 산 적이 있다. 3년을 살았는데 이 기간이 10대 초반이었을 때라면 얼머나 좋으련만.. 사실은 5살 때 가서 8살 때 돌아왔다.


아버지가 박사 후 연구원 (흔히 포닥이라고 부르는)을 하시고 직장을 다니시느라 잠시 있었다.


어머니는 원래 간호사이신데, 아버지를 혼자 가게 둘 수 없어 직장을 그만두고 동행하였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간호사 일이 워낙 힘들었는데, 어머니는 이 참에 좀 쉬고 싶다며 따라오신 거였다. (아버지는 연애 당시에 학생이었고 집도 어머니가 버신 돈으로 마련한 거라 시댁에서도 일을 쉬는 것에 대해 뭐라 하지 않았고, 오히려 남편을 보살펴주러 간다고 생각하셔서 흔쾌히 허락하셨다.)


당시에도 미국은 굉장히 가족 중심적이어서 우리 가족은 자주 놀러다니며 좋은 시간을 보냈다.


문제는 내가 간 곳이 한국인이 많이 산 동네라 교민학교(지금 생각해보면 정식 인가된 학교는 아니고 한국 아이끼리 지내는 어린이집 같은 개념이었던 것 같다)에 다녔고, 결국 자연스레 영어는 거의 쓰지 않게 되었다. 


덕분에 난 미국에 3년씩이나 살았어도 영어 한 마디 못하는 아이가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학창시절에 모의고사나 실제 수능에서 한 번도 영어는 100점을 놓친 적이 없었으며,


토익은 한 번도 관련 책이나 모의고사를 풀어본 적이 없음에도 항상 무난하게 950점 이상을 받았다. 


보통 LC를 495점(만점)이나 490점, RC를 460점~470점을 받는다. 


인증을 해도 어차피 이름이나 이런 것은 다 가릴 거고 인터넷에 나의 개인적인 자료가 떠다니는 것은 싫어서 올리지 않으려 한다.


믿으려면 믿고 말려면 말면 된다. 


중요한 건 필자가 영어 실력에 있어 거의 토종 한국인이지만 한국에서 사는데 치뤄야할 영어시험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살았다는 것이다.


지금부터 필자가 그렇게 될 수 있었던 공부 방법을 읽기, 듣기, 쓰기, 말하기로 나누어서 소개해주려 한다.





읽기


흔히 말하는 독해력이다.


그저 한 문장의 뜻을 알아내는 것뿐만 아니라, 한 문단, 글 전체의 의미를 파악하고 주제를 찾아내는 것이다.


필자는 06학번이라서 그즈음 학원가의 영어 강의 풍토만 알고 있어 요즘은 많이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이해해주길 바란다.


그 당시에 영어 독해 수업이라 하면 보통 2가지이다.


1. 문장 하나를 읽고 그것을 여러 가지 문장 성분으로 나누고, 단어의 뜻을 찾고, 문법 규칙을 찾아서 해석한다.


2. 첫 한두 문장을 읽고 접속사를 찾아서 그 문장을 읽고 마지막 문장을 읽는 등 소위 말하는 편법으로 해석한다.


1번 방법은 주로 학교나 과외 선생님들이 하던 방식이고, 2번 방법은 학원에서 소위 족집게 강사들이 많이 하던 방식이다.


놀라운 건 얼마 전에 모 TV프로그램에서 수능 만점자가 나와서 수능 기출문제를 풀어주는 것을 보았는데,  2번과 같은 방법을 설명하면서 지문 모두를 읽는 것은 시간낭비라고 하였다.


아마도 아직도 이런 족집게 강사분들이 강의를 계속하시는 모양이다.


공대를 다녀서 영어가 좀 취약한 친구들이 몇 명 있었는데, 그중에 한 명이 자신의 토익 점수를 올리고 싶다며 나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래서 나는 한 번 봐줄 때마다 군만두와 소주를 얻어먹는 조건으로 가르쳐줬었는데, 첫 수업 때 친구에게 RC 부분을 한 번 쭉 읽고 중심 주제와 내용을 설명하라고 하였더니, 왜 그 모든 지문을 읽냐고 하였다.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수능이나 토익의 지문을 다 읽지 않고 푼다는 것을 알기까지는 그 이후에도 꽤 많은 시간이 흐른 뒤였다.


여기서 내가 드는 의문점이 2가지였다.


1. 어떻게 지문을 다 읽지 않고 주제와 함정을 파악할 수 있지?


2. 그렇게 하면서 왜 항상 시간이 부족하다고 하지?


필자의 경우엔 모의고사와 수능 때 못해도 30분 이상은 남겼으며,


토익의 경우 총 3번을 봤는데 항상 그 반에서 제일 먼저 끝내고 쉬었다. 


물론 LC 시험 시간에 짬을 내서 RC 문제를 푸는 꼼수를 하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이렇게 따로 영어 독해 시험을 준비하지 않아도 점수는 높게 받고 시간은 항상 여유로웠던 이유는 바로 독해력이 남들보다 좋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독해력을 기를 수 있었던 방법은 나에게 있어 다독이었다.


그렇다고 내가 항상 책을 달고 사는 아이는 아니었다.


단지 영어 공부를 할 때 교재를 따로 사는 대신 영어 원서들을 구해서 읽었다.


중학교 때 해리포터 광풍이 불었는데 왠지 미국 아이들이 읽을 수 있는 거면 나도 읽을 수 있겠다 싶어 원서를 사달라 하여 읽었다.


모르는 단어도 많았고 문장도 길어서 힘들었지만, 그래도 이야기 자체가 재미있어서 반복적으로 읽을 수 있었다.


나중에 4권 이후부터는 흥미가 떨어져서 해리포터는 더는 읽지 않았지만, 덕분에 영어 원서를 읽는데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어 다른 책들을 읽기 시작하였다.


고등학교 때는 영어 신문을 구해서 보았는데 너무 수준도 높고 재미있는 얘기도 없어서 오래가지는 않았다.


그래도 중학교 때 꽤 많은 원서를 읽어서 그런지 그 밑천으로 따로 외국어 영역은 공부하지 않아도 만점은 나왔다.


대학교에 들어가서는 나름 지식인 흉내를 내고 싶어 주간지들을 읽기 시작했다.


대학교 도서관에는 보통 원서로 된 잡지, 주간지들을 비치해두는데, 읽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어디선가 들어본 유명 잡지, 주간지들을 몇 개 챙기고 열람좌석에서 읽는 것이 내가 대학생활 동안 공강 시간을 보낸 방법이었다.


굉장히 있어 보이지만 사실은 지적 허영심을 뽐내고 남들에게 있어 보이고 싶어서 한 행동이었다.


실제론 한 주간지당 한 칼럼 정도만 끝까지 정독하는 수준이고 나머진 제목이나 읽고 흥미로운 사진이나 그래프를 구경하는 정도였다.


그래도 이런 식으로 습관을 들이니 졸업할 때쯤엔 따로 정기구독을 해서 읽는 수준까지 되었다.


지금도 2개의 주간지를 구독중인데, 물론 다 읽지는 못하고 있다. 한 주간지는 80%, 다른 주간지는 60%정도를 읽는다.


그렇지만 이 독서량도 생각해보니 토익책이나 단어책을 보는 사람에 비하면 엄청나게 많은 것이었다.


하나는 The Economist이고, 다른 하나는 The New Yorker이다.


보통은 읽을 때 사전을 따로 찾아보지 않고 읽는다.


이 방법을 쓰는 이유는 문장 속에서 단어의 뜻을 추론하는 능력을 기르고 무엇보다 영문 읽기를 지속적으로 해나가고 되도록 많은 글을 읽기 위함이다.


모르는 단어마다 사전을 찾다 보면 심하면 하루에 두 칼럼도 읽기 힘들다. 사람이 진이 빠진다.


어느 정도 계속해서 읽다 보면 모르는 단어가 계속 나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게 된다.


이때 이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된다. 이 단어들이 바로 빈출 단어이고 시사 키워드이다.


이런 단어들은 어떻게든 반복 학습을 통해 확실히 익히도록 한다.


암기장을 따로 만들어서 해도 되고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서 퀴즈 형식으로 해도 되고, 본인이 잘 맞는 방법을 택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반복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을 읽어야 할 것인가?


본인의 실력이 낮다고 판단되면 도서관에서 영어로 된 동화책들을 읽어보도록 한다. 


보통 만3세부터 만12세까지 종류별로 있는 걸로 아는데, 이 수준을 우습게 보면 안된다.


보통 10대 초반 나이가 되는 아이들이 해리포터를 원서로 읽는 것이다.


자신의 실력이 이것보단 낫다고 판단된다면 그 다음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글을 읽는 것이다.


요리면 요리, 음악이면 음악, 패션이면 패션. 해외 블로그나 인터넷 기사, SNS 글, 잡지 등을 읽으면 된다.


이런식으로 영어 문장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독해에 속도를 붙인다.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왔고 뭔가 좀 더 유익한 글을 읽고 싶다면 주간지를 추천한다.


신문은 내용의 깊이가 얕고 흥미도 떨어지기 마련이며, 월간지는 간격이 너무 넓다.


주간지 정도가 딱 적당하며, 어느정도 정돈된 문체를 구사하고 내용면에서도 깊이가 있다.


난이도를 따진다면 The New Yorker >> The Economist >>>>Time = Forbes = Fortune >> Newsweek 가 되겠다.


처음 시작한다면 Newsweek가 적당하다. 실제로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쓰는 스터디교재이다.


이런 주간지 이외에도, 본인이 좋아하는 분야의 기사, 블로그 글, 작가 글을 지속적으로 읽어주는 것이 좋다.


요즘은 본인이 설정한 분야의 각종 기사 및 글만 모아서 보여주는 앱도 나왔으니 본인에게 맞는 것을 쓰면 된다.


다만 소설의 경우에는 장르적 특성상 문체나 단어가 실생활과 동떨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독해력 향상을 목표로 했을 때는 부교재가 될 순 있어도 주교재가 돼서는 안된다.





장황하게 나의 경험과 함께 얘기했지만 결국은 수준에 맞거나 조금 어려운 양질의 글을 많이 읽는 것, 그것이 비법이다.


시간이 오래 걸려보이지만 길게 생각하면 훨씬 더 많이 남는 방법이다.


시험 유형이 바뀔 때마다 두려워할 필요가 없고 시험 종류가 바뀌어도 남들에 비해 매우 적은 노력만 기울이면 훨씬 더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무엇보다 '진짜' 영어 독해력을 키웠으니 어떠한 영문도 읽을 수 있어 더 많은 기회를 포착하고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다음 포스팅에선 듣기, 쓰기, 말하기 중에서 하나에 관해 포스팅 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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